통영거제시민모임,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 개최
공개증언 30년 시민기억행동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세계연대집회 겸해

남망산공원 중턱에 자리잡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정의비'
남망산공원 중턱에 자리잡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정의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은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맞아 "고(故) 김학순 공개증언 30주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남망산공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정의비 앞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 통영시의회 배윤주 기획총무위원장, 통영시여성단체협의회 김정화 명예회장 및 조영인 회장, 학생, 시민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기림의 날 행사는 “외침 30년! 정의와 평화로 피워내는 우리!”라는 주제로 1부 추모제와 2부 유귀자 시인의 기림시 낭송, 시민, 학생대표의 연대발언, 성명서 낭독, 헌화 등으로 진행되었다.

 


8월 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위안부 문제를 함께 기억하기 위해 2017년 12월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하여 왔으며, 통영시도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명예회복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올해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공개 증언 30주년이 되는 해로 국가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그들의 외침을 기억하고 이어가기를 바란다”며 “피해 할머니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추모제와 더불어, 김학순 공개증언 30주년 제9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세계연대집회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이 함께 성명서를 낭독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김학순 공개증언 30년 기림일 시민기억행동, 제9차 일본군‘위안부’기림일 세계연대집회 성명서]

1991년 8월 14일, 반세기의 침묵을 깨고 세상을 향해 “내가 바로 피해자다”라고 외치며 일본군‘위안소’에서 겪었던 참혹한 실상을 온몸으로 증거하며 피눈물로 고발한 김학순.

마침내, 제국일본이 침략전쟁 수행을 위해 식민지와 점령지의 수많은 어린소녀와 여성들에게 자행했던 전대미문의 전시성폭력범죄가 온 세계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눈물바다가 되었던 기자회견장은 전 세계로 긴급 타전되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알리는 기폭제가 되어, 오랜 세월동안 말할 수 없는 주체로 숨죽여 지내야만 했던 아시아 각국의 일본군‘위안부’피해 여성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였다.

연이어 터져 나온 피해당사자의 “나도 피해자다”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명을 일으키며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운동의 불을 지폈고, 세계 시민사회와 국제기구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내어, 유엔 인권기구에서 일본군위안부제가 ‘군 성노예제’로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일본정부에게 과거 제국일본이 자행했던 반인도적 전시성폭력 범죄에 대해 진실과 정의에 기초한 피해자 구제와 재발방지의 법적책임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토대가 되었다.

김학순의 공개증언은 일본 시민사회를 움직이게 하였다.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들은 김학순을 초청하여 피해당사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시작했고, 학계에서는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 전역에서 해결운동단체들이 생겨났고,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는 일본정부와 일본군의 관여를 확인해주는 공문서를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노력은 일본정부를 움직여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를 하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 일본군의 일부 관여 인정, 사죄와 반성, 재발방지 교육 등을 담은 ‘고노담화’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정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했던 고노담화는 얼마못가 그 생명이 끝나고 말았다.
일본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기만적인 1995년 ‘아시아여성을 위한 평화 국민기금’을 시작으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한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 주장, 2007년 아베내각의 강제연행에 대한 직접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각의 결정,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2021년 스가 내각의 ‘종군위안부’를 ‘위안부’로 써야한다는 각의 결정 등을 통해 일본정부는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저지른 가해국가로서 가져야할 국제규범상의 도덕적, 법적 책임을 부정하는 자세로 일관해오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일본군성노예제인 일본군‘위안부’를 지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일본군‘위안부’ 관련 기록물인 ‘위안부의 목소리’가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네스코를 돈으로 압박하며 온갖 로비를 벌인 끝에 ‘등재 보류’라는 결정을 받아낸 것, 세계 각국에서 세워져 있는 평화비(평화의 소녀상)를 철거하기 위한 수많은 로비 등은 그 좋은 예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정부는 똑똑히 깨달아야만 한다. 김학순을 비롯한 피해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외침은 한국 국민은 물론 세계 시민사회와 국제기구가 기록하여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민사회가 “내가 김학순이다”를 외치며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기억투쟁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한층 완성시킨 수준 높은 시민, 학생들이 바로 기억투쟁을 이어가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김학순의 공개증언이 가져다준 영향력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연이어 터져 나온 피해여성들의 외침이 불러일으킨 인권과 평화의 바람을 어찌 다 가늠할 수 있을까
그들은 세계 각국을 돌았고 세계 시민들을 무수히 만났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용감했으며 거침이 없었고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기나긴 세월을 감당해오는 동안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권활동가가 되어있었다.
전쟁 없는 나라를 아이들에게 물려주고자 외치는 백발머리 평화운동가가 되어있었다.

외침 30년!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었으나, 그들의 용기와 끈질긴 외침에 세상이 화답했다. 나라 곳곳에, 세계 곳곳에 기림비를 세웠고 또 세워가고 있다.
코로나 재유행의 위기 속에서도 수요시위의 외침은 1500번을 넘어가고 있다.

피해자와 활동가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 피해역사 왜곡과 부정, 반일종족주의 등장, 렘지어 논문사태, 수요시위 부정세력의 시위장 난동 등 피해자와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운동에 대한 반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으나 이 또한 우리 모두가 ‘김학순’이기에 당당히 거침없이 헤쳐 나갈 것이다.

‘언젠가는 밝혀져야 할 역사적 사실’은 김학순과 김학순들의 용기로 밝혀졌다.
외침 30년을 맞는 오늘, 이제 우리는 밝혀진 역사적 사실을 “정의”로 새기고 “평화”로 꽃피우는데 온 힘을 모아 나아갈 것이다.

정의와 평화의 이름으로, ‘김학순들’의 이름으로 우리는 요구한다.

1. 일본정부는 역사 왜곡과 부정을 일삼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
1.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국가범죄를 인정하고 진상규명에 나서라
1. 일본정부는 진실과 정의에 기초한 피해자 구제에 당장 나서라
1. 일본정부는 전시성폭력범죄에 대해 공식 사죄, 법적 배상하라
1.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범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라

2021년 8월 14일, 
김학순 공개증언 30주년 제9차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세계연대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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